프로젝트 헤일메리
- 글 재료공학부 1 원소명
- 편집 건설환경공학부 4 조한기
서문

여러분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서로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SF 소설 '마션(The Martian)'의 작가 앤디 위어는 '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에서 외계 생명체와 인간이 만나 과학이라는 보편적 수단을 이용하여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시작
이야기는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됩니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추적한 끝에,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여 번식하는 미지의 생명체를 발견합니다. 이 생명체는 '아스트로파지(astrophage)'라 명명되며, 단순히 태양만이 아니라 태양계 전반의 에너지 균형을 무너뜨려 지구에도 치명적인 위협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인류는 아스트로파지의 근본적인 원리를 밝히고, 해법을 찾기 위해 '헤일메리' 미션을 계획합니다.
관측한 다른 항성들의 밝기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유일하게 밝기가 유지되는 항성이 있었습니다. 그 항성은 타우세티(Tau Ceti)였고, 과학자들은 타우세티에 해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탐사용 로켓을 타우세티로 발사합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가 우주선에서 기억을 잃은 채 홀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독자들은 그의 기억이 돌아오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가 어떤 이유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프로젝트 참여 이전의 삶이 어떠했는지 알게 됩니다.
그는 원래 ‘생명체에게 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는 주장을 가지고 있는 연구자였는데요. 학계에서 자신의 주장이 매도당하자 과학 교사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온 환경에서 살아 물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아스트로파지가 발견되자, 과학자들은 그레이스를 프로젝트의 중심 인물로 발탁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기억해낸 그레이스는 자신이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참여하여 타우세티로 향하는 중임을 알게 됩니다.
외계 생명체와 소통
그레이스가 타우세티로 향하던 도중, 정체불명의 우주선이 그의 우주선으로 접근합니다. 바로 외계 생명체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었습니다. 두 우주선은 통로를 통해 연결되고 두 존재는 본격적으로 소통을 시작합니다.


외계 생명체를 처음 본 그레이스는 바위 같은 그 모습을 보고 ‘로키’(Rocky)라고 이름을 짓습니다. 그들의 초기 소통은 대기를 이루는 분자 구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구슬을 이용해여 원자핵을 표현하고 실을 이용해 화학결합을 나타내어 자신의 대기를 이루는 물질이 무엇인지 공유한 후, 구슬의 개수를 통해 상대적인 압력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로키의 대기는 암모니아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보다 29배 높은 압력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서로 시계를 보여주며 숫자 체계와 시간의 단위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로키는 6진법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들에게 1초는 우리에게 2.366초와 같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시간의 단위를 공유한 그레이스는 자연스럽게 길이와 질량의 단위를 비교하기 위해 줄자를 보냅니다. 하지만 로키는 줄자의 길이 표시를 읽을 수 없었고 그레이스는 로키가 빛을 감지하지 못하는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후 둘은 서로의 감각과 인식 방식을 고려하여 번역기를 만드는 등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갑니다.
서로 다른 몸
소통이 깊어질수록, 그레이스와 로키는 서로의 생물학적 구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로키가 사는 행성은 항성에 매우 가까이 있어, 지구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로키의 생명체들은 ATP1)를 세포 외부에 저장할 수 있는 저장고를 진화시켰으며, 이는 세포 내에 ATP를 저장하는 인간의 생리 구조와 크게 다릅니다.
로키의 외형 또한 인간과 크게 달랐습니다. 인간인 그레이스가 보기에 그들의 신체는 유기물2)로 이루어진 조직이기보다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제련소3)와 같았습니다. 바위 같은 로키의 등딱지는 산화광물로 이루어져 있었고 뼈는 벌집 모양 합금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액체 상태 수은이 인간의 피와 같이 몸을 순환하고 있었습니다. 로키는 온도를 조절하는 혈관을 통해 근육을 수축하고 팽창하였는데, 그레이스는 이런 형태의 구조를 마치 증기기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지구인과 외계인의 협업
그레이스와 로키는 서로의 지식을 이용하여 아스트로파지를 연구했습니다. 그레이스는 인간의 발명품인 현미경으로 아스트로파지를 관찰하고 로키는 그 결과를 해석하여 아스트로파지를 주식으로 하는 포식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인간과 외계인의 협력으로 아스트로파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 행복해하는 것도 잠시, 우주선의 연료 탱크에 불이 발생해 그레이스의 목숨이 위험해지게 됩니다. 불이 그레이스를 위험에 빠뜨린 순간, 로키는 위험에 빠진 그레이스를 구하기 위해 자신과 그레이스를 분리하던 벽을 열어 불이 반대쪽으로 확산되도록 합니다. 이때, 로키는 자신이 살던 대기 압력보다 29배나 낮은 그레이스의 대기 압력에 노출되며 쓰러집니다.
마무리하며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두 생명체인 그레이스와 로키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였는지 보여주었습니다. 둘은 생김새, 언어뿐만 아니라 몸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 물질까지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통된 과학 개념과 논리적 사고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작가 앤디 위어의 상상력은 인간 중심으로 형성된 외계 생명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인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한 외계 생명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대개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떠올릴 때에는 인간과 비슷한 신체를 가진 유기 생명체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생각의 전환을 하게 하는 신선한 소재를 가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만약 외계 생명체를 마주하게 된다면, 그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이해하려 할 것 같은가요? 공대상상 독자 여러분들도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를 마주한 그레이스의 입장이 되어,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 1) ATP: Adenosine triphosphate, 살아있는 세포에서 다양한 생명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화합물
- 2) 유기물: 생물체를 이루는 탄소 화합물
- 3) 제련소: 광석을 녹여 함유되어 있는 금속을 정제하는 곳
그림 출처
- 그림1.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479333
- 그림2.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 그림3.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트레일러의 한 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g2ClO3O5QWA
- 그림4. 독자가 구현한 로키의 상상도, https://www.artstation.com/artwork/49lEY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