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복제 인간의 현재와 미래
- 글 전기정보공학부 1학년 장민균
- 편집 전기정보공학부 3 이재형
서문

지난 2월 개봉한 SF 영화 <미키 17>, 다들 보셨나요? <미키 17>은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봉준호 감독님의 신작으로, 복제 인간을 소재로 한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도 단연 공대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영화 소재로 사용된 복제 인간 기술이었습니다.
영화는 복제 인간인 주인공 미키가 외계 행성에서 각종 임무에 참여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려냅니다. 행성 이주 프로젝트에 지원한 미키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책을 담당하게 되는데요, 알고 보니 이 역할은 신체 정보와 기억이 모두 백업된 채로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보직이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미키가 죽게 되면 복제 인간을 생성하고, 전대 미키의 기억을 주입하여 부활시키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인간을 복제하겠다는 발상은 참 흥미진진하면서도 소름이 돋기도 하는데요,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과거에 비해 복제 인간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또 현시점의 복제 기술 트렌드는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본론
생명 복제는 인간의 오랜 호기심 중 하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시작은 '성체 복제'를 목표로 했는데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복제 양 돌리'입니다. 복제 양 돌리는 성체의 체세포 핵을 난자의 핵에 이식하는 '체세포 복제' 방식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특정 개체 전체를 복제한다는 관점의 체세포 복제를 넘어, 세포나 유전자와 같이 생물의 일부분을 완벽하게 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방법들이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하는 것이 가능한 줄기세포가 요즘 들어 더욱 각광받고 있기도 합니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복제 기술에는 대표적으로 '합성 배아 기술'과 '뇌 오가노이드'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두 기술에 대해 함께 알아볼까요?

합성 배아 기술
영화에서는 미키의 몸을 생성할 때 굉장히 신기한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몸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정자와 난자의 수정 과정 없이 마치 프린터로 종이를 뽑아내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와 비교적 유사한 복제 방법으로는 합성 배아 기술이 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줄기세포를 활용한 복제 방법 중 가장 유망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22년 이스라엘의 바이츠만 연구소에서 배아줄기세포만을 활용하여 초기 인간 배아와 매우 유사한 '모델'을 합성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체 조직의 발생이 시작된 태아를 배아라고 부르는데요, 배아줄기세포는 배아의 세포에서 유래한 만능 줄기세포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인체를 구성할 수 있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배아줄기세포에 화학물질을 첨가하여 실제 인간 배아에서 발견되는 세포들을 인공적으로 합성해 내었습니다.
이후 연구팀은 얻어낸 세포들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인간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합성 배아 기술은 유망한 복제 기술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기도 합니다. 우선 인간 배아와 정확히 동일한 구조를 구현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점, 그리고 여러 혼합물 덩어리 중 실제로 변화가 일어난 것은 1%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이 대표적인 한계점으로 꼽힙니다. 또한 사회적, 윤리적으로 연구에 제약을 받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간 배아는 수정 후 14일까지만 배양할 수 있도록 규제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팀 또한 실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합성 배아 기술은 생식 세포 없이도 인간 복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뇌 오가노이드 기술
영화 속 미키가 복제되는 과정이 복제 양 돌리 같은 단순 신체적, 유전적 복제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작중 미키들은 전대와 정확히 동일한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서로 기억을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영화와 동일하게, 이런 진정한 의미의 복제 인간을 구현하려면 의식과 기억을 복제하는 기술 또한 필요합니다.

뇌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배양한 인공 뇌 조직으로, 실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일부 갖추고 있습니다. 의식과 기억을 복제하려면 사람의 뇌를 완벽하게 복제하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뇌 오가노이드는 뇌 복제의 방면에서 현재 가장 발전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꼭 복제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더라도, 뇌 오가노이드는 몹시 중요한 기술입니다. 생명과학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생체 실험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뇌를 이용한 생체 실험을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뇌 연구는 어려운 분야로 손꼽힙니다. 그래서 사람의 뇌와 정확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많은 특성을 공유하는 뇌 오가노이드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람의 뇌 발달 과정을 연구하거나 뇌 질환을 분석하는 등, 뇌 오가노이드 기술은 뇌 연구의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복제인간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
앞에서 영화 <미키 17>과 관련된 두 가지 첨단 기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현재 복제 인간 기술이 각광받고 있는 한편 철학적인 부분의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우리가 영화 안에서 마주치는 몇몇 상황들은 복제 인간과 관련된 윤리 딜레마를 잘 보여주는데요, 예를 들어 17번째 미키인 미키17은 자신의 복제체인 미키18과 대면하게 되자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면 유전 정보는 물론, 기억까지 전부 동일한 영화 속 두 미키는 과연 같은 사람일까요? '테세우스의 배'라는 사고 실험은 이 문제를 흥미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테세우스가 배 한 척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배의 부서진 나무판을 하나씩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 간다면, 결국 모든 부품이 바뀌었을 때도 그것은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인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교체된 부품들을 따로 모아 다시 조립한 배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 딜레마는 두 미키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미키17은 처음에는 전대의 미키, 후대의 미키 모두 동일한 '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상함을 느끼지 않았지만, 미키18과 동시에 존재하게 되자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기억과 유전자가 모두 동일한 미키17과 미키18은 두 명 다 진짜 미키인 것일까요? 전대의 미키와 복제된 미키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면, 진짜 '나'의 정체성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이처럼 복제 기술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우리가 인간의 존재와 자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복제 인간 기술의 발전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철학적 문제에 대한 깊은 논의일지도 모릅니다. 독자 여러분도 한 번쯤은,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무리
지금까지 영화 <미키 17>과 관련된 복제 인간 기술, 그리고 그 원리와 딜레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미키 17>은 인간 복제라는 낯설고도 가까운 주제를 통해 우리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속 미키가 겪는 혼란은 어쩌면 우리가 마주하게 될 현실의 예고편일지도 모릅니다. 독자 여러분도 기술 발전 속에서 스스로 다양한 질문을 던져 보며. 공학과 철학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함께 꿈꾸어 나갔으면 합니다!
참고 문헌
- 1. BBC News 코리아. (2023, September 7). 정자 난자 없이 '인간 배아 모델' 합성 성공 BBC News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v2k88v3r61o
- 2. 기초과학연구원. 월등히 크고 정교한 '미니 뇌' 탄생.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735/selectBoardArticle.do?nttId=20314
- 3. 한국경제. (2025, February 28). 미키17의 세계관, 소설 <미키7>의 103쪽에 답이 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196675i
그림 출처
- 메인. '미키 17' 공식 홈페이지. https://www.mickey17.co.kr/gallery/
- 그림1. https://www.mk.co.kr/news/society/11259458
- 그림2.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8973
- 그림3. https://ko.moleculardevices.com/applications/3d-cell-models/organoids/brain-organoids
- 그림4. https://www.cricum.com/popularculture/?idx=158851582&bmode=view